현대인의 만성 질환, 피로감과 번아웃 해결법

 

오늘날 성인 세 사람 중 한 명 이상은 "거의 또는 항상"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번아웃으로 진단받은 사례로 나날이 사상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피곤하게 만드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이 피로를 해결하고 몸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고자, 문화사학자이자 번아웃 전문 코치인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를 만났다.

 

피로와 번아웃의 차이점

몸의 기운이 점차 떨어지는데서 오는 걱정은 시대를 불문하고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문제다. 실제로 이에 관한 자료가 역사서뿐만 아니라 잡지, 학술지, 논문 등 온갖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피로 현상과 그 원인을 그동안 수없이 고민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고대 중국에도 이러한 우려에서 만들어진 자료가 있을 정도다.

 

반면, 번아웃은 매우 구체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증후군을 뜻한다. 번아웃은 '이인증'과 결합한 직업적 불편함으로, 기운이 감소하고 행동력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인증을 겪으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서로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며,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곤 한다.

 

즉 피로가 탈진에 가까운 일종의 스펙트럼이라면, 번아웃은 이 스펙트럼에서 가장 심각한 끝단이라고 할 수 있다. 번아웃에 빠진 일부 사람들은 절대적인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신체가 "안돼"라고 말하며 기능을 멈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아웃 상태에서는 하고 있던 일을 바꾸거나, 몇 년이 지나야 만 회복되기도 한다.

 

번아웃의 주요 원인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의 대표적인 원인 6가지는 과도한 업무량과 불충분한 자율성, 부적절한 보상, 커뮤니티의 붕괴, 가치관의 불일치, 불공정성이라고 한다. 자신의 노력이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들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고통이 초래된다. 자신의 기여나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적으면 번아웃이 발생할 위험이 두 배 더 크다고 얘기하는 연구들도 있다.

 

완벽주의와 번아웃 사이 역시 입증된 연관성이 있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성취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업무에 대해 매우 가혹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경우 번아웃에 빠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 완벽주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은 내면에 자신을 향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내면의 비평가"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에는 내면의 에너지가 쉽게 고갈될 수 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에게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며 자연스럽게 좌절감과 우울감에 지배되는 것이다.

 

피로와 번아웃의 극복 방법

극도의 피로감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자신에게 평안함을 주는 '안전지대' 공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구분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외부 자극이 많은 사회에서 보내는 시간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심리적 회복이 필요하다 느껴지면 바로 안전지대로 돌아와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듭하면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기 전에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인지하고 컨디션을 자체적으로 회복, 관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핵심 스트레스 요인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중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두려움과 분노,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갖는 것은 정상이며, 그런 감정이 느껴질 때 반드시 그 감정과 싸울 필요는 없다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수용적 자세라고 하는데,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과 감정에 빠져드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나는 X에 대해 정말 화가 났어"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내가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걸 파악했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간단한 관점의 전환만으로도 우리는 더 많은 통제력과 힘을 얻는 동시에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아주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이들에게는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자신이 일을 잘 못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존재라고 느껴지면, 이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일에 얽매여 우리의 삶까지 일에 좌우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다. 우리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일에 쏟을수록, 삶의 다른 영역은 텅 비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빈 방은 우리가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볼 때만 비로소 보인다. 삶의 전무가 일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삶에서 의미와 기쁨, 즐거움을 즐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고 쌓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취미를 갖는 것도 좋다. 취미는 경쟁이나 성과에 대한 욕구에서 완전히 벗어난 "비도구적 활동"이어야 한다. 성취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취미의 유일한 목적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목표가 없고 즐거움만을 주는 활동을 통해 내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