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평균 수명을 최대 4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빵과 쌀밥 등 탄수화물을 주 성분으로 하는 음식을 줄이고 지방과 같은 다른 영양분 섭취를 늘려 체중을 감량하는 식이요법이다. '황제 다이어트'라고도 알려진 앳킨스 다이어트를 포함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체중감량과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명 '저탄고지' 다이어트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 인기를 끌었던 다이어트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위험한 이유
과학 저널 렌셋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는 미국 평균 연령 25세의 15,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서는 그들의 음식과 음료 섭취량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이 내용을 토대로 참가자들이 각각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서 얻는 에너지의 양을 추산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중 탄수화물에서 50~55%가량의 에너지를 얻은 집단이 다른 참가자 집단보다 다소 낮은 사망 위험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들의 나이 50세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더 살 것으로 예상했다.
- 50~55%의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집단이 평균 33년
- 65% 이상의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고탄수화물 집단이 평균 31.9년
- 30~40%의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저탄수화물 집단이 30.7년
- 30% 이하의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극 저탄수화물 집단이 29년
연구진은 탄수화물 대신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치즈를 더 많이 섭취했을 때 사망 위험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탄수화물을 콩과 같은 식물 단백질과 지방으로 대체했을 때 오히려 사망 위험률이 약간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를 주도한 보스턴 브링햄 여성 병원의 심혈관 의학 임상연구원은 탄수화물을 동물 단백질과 지방으로 대체하면 오히려 수명을 줄인다고 말했다. 이른바, 저탄수화물 식단이 건강적 측면에서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지금 북미와 유럽에 널리 퍼진 동물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전체적인 수명이 짧아지기에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함께 섭취해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의 저자들은 서양식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채소, 과일, 곡물 섭취를 줄이고 동물 단백질 및 지방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 MRC 역학 연구팀의 한 교수는 이 음식의 원료가 영양분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메시지는 단백질도 이제 동물성인지 식물성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밝혔다.
연구의 한계
하지만 이 연구에도 분명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첫째로 해당 연구의 바탕이 되는 설문조사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이 먹었다고 생각하는 음식의 양과, 실제로 먹은 음식의 양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다. 또 25년의 연구 기간 중 참가자들로부터 6년까지만 음식 섭취량을 보고 받았기 때문에 식습관이 이후 19년간 바뀌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런던 킹스 칼리지 영양학 명예교수는 참가자들이 자신이 섭취한 열량과 지방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결국 고 동물성 지방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그리고 저지방이나 고탄수화물 다이어트. 이 두 가지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과체중, 비만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
'다이어트의 적'으로 많이 알려진 탄수화물은 체중을 감량할 때 가장 먼저, 많이 줄여야 하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살을 빼거나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한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 식단은 기대 수명을 줄이는 등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뿐만 아니라 저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심방세동의 위험 증가, 두통, 이유 없는 짜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