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식 장애의 원인과 폭식을 피하는 방법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오랜 시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확찐자'가 됐다는 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장기간 집 안에 머물게 되면서', '섭식 욕구를 조절할 수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한 임상심리학자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섭식 관련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양상은 이전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위기 상황에 처하거나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을 때 식습관이 제일 먼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점차 늘어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에 의존하는 이유

세상이 확 달라졌을 때 음식에 의존하는 현상에는 생리적인 이유가 있다. 인간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고칼로리와 당분이 많은 음식을 원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음식들이 단기간에 에너지 공급을 많이 해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는데, 이 때문에 식욕이 증가할 수도 있다.

 

설탕이 첨가된 음식에는 보상과 관련한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도파민을 생성한다. 전문가는 "억제되지 않은 식습관은 두뇌의 쾌락 중추를 활성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 당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당한 처우로 인한 갈등, 직장 생활에서 겪는 업무적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푸는 것 또한 같은 원리다. 이처럼 음식으로 즐거움을 찾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다. 2013년 미국심리학회가 조사한 성인 중 38%가 지난 한 달 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과식을 했거나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고 답했다.

 

섭식 장애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

물리적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든, 심리적으로 음식을 거부하든, 제약이 생기면 되려 역효과가 나서 식습관의 질서가 깨질 수 있다. '지금 제약을 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사회적 고립감이나 갇혀있는 듯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정신적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동안 규칙적인 사회생활을 하며 루틴을 만든 사람들에게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보자. 평일에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오전 업무를 마친 후 밥을 사 먹고, 퇴근 후 따뜻한 집밥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이 사람의 출근 스케줄이 갑자기 바뀌어버려서 일상 루틴이 깨져버렸다. 그러면 언제 밥을 먹어야 할지, 밥은 어떻게 챙겨 먹을지 등에 대해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부터 두려움은 시작될 수 있다.

 

번아웃과 폭식을 연구해 온 심리학자 말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섭식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5가지 요인이 있다고 한다.

 

1) 정신 건강 문제, 특히 불안과 우울증

2) 팬데믹 이후 달라진 체중에 대한 신경, 잦은 다이어트 등 자신 몸매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경우

3) 과도한 게임, 도박, 약물 사용 등에 빠질 수 있는 충동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

4) 화가 났을 때 음식을 찾는다던지 등 감정적인 식습관을 지닌 경우

5) 섭식 장애를 가진 친구나 친척이 있는 경우

 

전문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끔 폭식을 하지만, 그게 곧바로 폭식 장애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피자 한 판을 다 먹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을 폭식증 환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심각한 폭식장애나 섭식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보다 가벼운 형태의 폭식이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식습관이 잘 통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많이 먹으면 처음에는 만족감도 느끼고, 즉각적으로 기분도 좋아진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오랜 시간 지속되지는 않는다. 처음에 좋았던 기분은 종종 죄책감으로 변화고, 이로 인해 심리적 고통이 더욱 증가될 수 있다.

 

폭식을 예방하는 방법

그렇다면 이처럼 즐거움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폭식을 하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섭취하기 전 "걱정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무작정 음식을 입에 넣기 전에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나에 대한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른바, 부정적인 감정을 먹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풀어내는 방법이다. 비명을 지르거나, 일기를 쓰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본다.

 

또 다른 방법은 폭식이 찾아오기 전에 대체할 수 있을 만한 다른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다.

 

- 우울할 때 전화할 수 있는 5명 (ex. 친구)

- 휴식을 취할 수 있는 5가지 방법 (ex. 목욕)

-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장소 5곳 (ex. 다락방)

- 스스로에게 해줄 5가지의 암시 (ex. 이 기분은 금방 지나갈 거야)

-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5가지 활동 (ex. 퍼즐)

 

이처럼 폭식에 대한 욕구가 찾아들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미리 정해두면 그 순간에 맞춰 차차 행동을 전환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휴식이나 변화가 필요해 생긴 스트레스라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만약 내가 배도 안 고프고, 제약을 받는 것도 아닌데 음식을 찾고 있다면 특히 이런 방법이 식욕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